오우가---윤선도
나의 벗이 몇이나 있느냐 헤아려 보니 물과 돌과 소나무, 대나무다. 게다가 동쪽 산에 달이 밝게 떠오르니 그것은 더욱 반가운 일이로구나. 그만 두자, 이 다섯 가지면 그만이지 이 밖에 다른 것이 더 있은들 무엇하겠는가? (水) 구름의 빛깔이 아름답다고는 하지만, 검기를 자주 한다. 바람 소리가 맑게 들려 좋기는 하나, 그칠 때가 많도다. 깨끗하고도 끊어질 적이 없는 것은 물뿐인가 하노라. (石) 꽃은 무슨 까닭에 피자마자 곧 져 버리고, 풀은 또 어찌하여 푸르러지자 곧 누른 빛을 띠는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바위뿐인가 하노라. (松) 따뜻해지면 꽃이 피고, 날씨가 추우면 나무의 잎은 떨어지는데, 소나무여, 너는 어찌하여 눈이 오나 서리가 내리나 변함이 없는가? 그것으로 미루어 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