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時) 이야기/자작시 68

주사위판 같은 인생(1)

미지의 수수께끼들이 가득한 세상 그냥 평범한 인생을 추구하고 싶지만 아무도 그런 삶을 묵인하지 않는다. 살아 있음에 무엇인가를 해야만 하는 그래서 설레면서도 불안한 주사위판 같은 인생 떨림으로 미래를 여는 주사위를 던져보지만 기대와는 다른 길로 인도하는 내 인생의 마 한 걸음 한 걸음 어렵게 나아가는 삶 때로는 편안한 생활에 안도하는 시간도 있지만 그 동안 걸어온 길을 한번에 반납해야만 하는 절망의 주사위 숫자. 헛된 노력은 삶의 의지를 갉아먹고 또 다시 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는 되돌림의 인생 알 수 없는 선택과 엇갈림의 길들 속에서 두려움으로 결정의 순간을 지켜보며 도박과 같은 인생여정을 계속한다. 언제쯤 희망의 종착지에 도착할 수 있을까! 꿈을 안고 굴려보는 주사위는 언제나 미로와 같은 길로 몰아 넣지..

나와 남과 세상

나를 사랑할 수 있어야 남도 사랑할 수 있으며 나를 소중하게 여겨야 남도 소중하게 대할 수 있으며 내 마음이 밝아야 남에게도 웃음 지울 수 있다. 내 마음이 착해야 남에게도 선행을 베풀 수 있고 나에게 최선을 다해야 남에게도 성의를 다 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아직 내가 인생에 대하여 미숙한 탓일 것이다. 나에게 자신감이 없으면 세상이 두려워지고 나에게 너그럽지 못하면 세상에도 냉정해 지고 나 자신에 부끄러우면 세상을 피하며 살고 나 자신에 떳떳하지 못하면 세상에 비굴해지고 나 자신을 믿지 못하면 세상이 온통 의심스러워 진다. 나의 모습에 따라 보이는 세상이 변하는 인생 나는 세상을 구성하는 일부이고 세상은 내 모습의 외부적 형상이며 내가 곧 세상의 모습임을 알면서도 어리석기에 서로 ..

절제

슬픔을 아는 자는 슬픈 표정을 하지 않는다. 그 슬픔이 또 다른 슬픔을 만들지 모르기에 그래서 슬픔에 익숙한 자는 애써 슬픈 표정을 보이지 않는다. 그저 빈 가슴으로 소리 없이 눈물을 받을지라도… 아픔을 아는 자는 아픈 표정을 하지 않는다. 그 아픔이 또 다른 아픔을 잉태할 수 있기에 그래서 아픔에 익숙한 자는 애써 고통스러운 찌뿌린 표정을 보이지 않는다. 그저 마음속으로 아픔을 인내 할 뿐이다. 기쁨을 아는 자는 크게 소리 내어 웃지 않는다. 그 기쁨이 혹시라도 지금의 기쁨을 빼앗아 갈수 있기에 그래서 기쁨에 익숙한 자는 조용한 미소로서 기쁨을 표현하는 것이다. 지혜로운 자는 자신의 능력에 대하여 교만하지 않는다. 교만이 혹시라도 지금의 지혜를 빼앗아 갈수 있기에 그래서 지혜로운 자는 자신의 능력에 대..

꽃샘 추위

자존심 상한 동장군의 반격일까! 성급한 봄에 대한 겨울의 시샘일까! 아님 더 화창한 봄날을 만들기 위한 겨울의 배려일까! 봄은 뒤로 물러서면서 고개를 숙인다. 강해지는 햇살의 따사로움이 찬 바람에 얼어 떨어지면 상큼한 봄 향기도 허공 속으로 사라지고 이른 봄 따라 나선 여인들의 발걸음이 바빠진다. 새벽서리 먹은 가지에 흰 이끼가 피고 녹아 내리던 시냇물의 속삭임도 침묵하고 서산 넘는 붉은 해의 열기도 사라지면 풀리기 시작한 대지도 언 몸으로 잠이 든다. 아직도 봄을 노래하기에 준비가 덜 된 걸까! 앞선 봄과 겨울 끝자락과의 만남은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지만 떠남을 아쉬워하는 겨울의 화난 표정을 보며 봄은 잠깐의 양보를 한다.

여인들의 아름다운 모습

여인들의 수줍음은 순수한 마음 같다. 부끄러운 마음은 표현을 못한 채 붉은 볼에 숨고 떨리는 가슴은 안타까움 속에서 애태우네. 이를 안 지나는 바람이 못 전한 마음 대신 전하네. 여인의 밝은 미소는 마음을 밝히는 햇살 같다. 외로운 마음은 햇볕 안에서도 고독을 만나고 답답한 마음은 푸른 바람 지나도 풀리지 않지만 그녀의 미소가 스치면 먹구름 사이로 내리는 햇살처럼 희망이 솟네. 여인의 따스한 손길은 마음 전하는 길 그의 손길 따라 나의 마음이 흐르고 나의 손길 속으로 그의 마음이 다가오는 서로의 마음이 만나고 교류하는 사랑의 길 여인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여인들만의 멋들 아름다운 미모 속에서도 사랑을 느끼고 어여쁜 마음 속에서도 사랑은 피어나지만 사소한 그녀들만의 아름다운 모습에서도 사랑을 보네.

봄의 시작

겨울의 한기가 창문에 막혀 서성일 때 창문 너머로 햇살이 눈부시게 찾아 들면 어디선가 봄의 향기가 나는 듯 하다. 아직은 동장군의 기세에 봄의 기운이 몸을 움츠리지만 한낮 태양의 따뜻한 표정에서 거리를 오가는 여인들의 옷차림에서 봄의 전령은 먼저 찾아 든다. 성급한 나무들은 눈망울을 틔우고 겨울에 저항하며 봄을 재촉하고 집안에 갇힌 화초들은 싱그러운 공기와 햇살과의 만남을 기대하며 즐거운 외출을 준비한다. 먼 산 높은 곳에 쌓인 흰 눈들도 이제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새싹을 틔울 생명수로 자신의 모습을 바꾸고 겨울에 갇혀 소리 없이 흐르던 시냇물도 용기를 얻어 푸른 하늘을 만나기 위해 막아선 빙판과의 싸움을 시작한다. 봄은 그렇게 자연의 모습과 우리의 표정을 바꾸어 놓고 굳게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어 서둘..

내 마음속 선과 악(4)

내 마음속에 선과 악이 공존하며 이 세상에도 선과 악이 공존한다. 내 마음이 한없이 선해지면 나는 천사가 되고 내 마음이 한없이 악해지면 나는 악마가 된다. 가난한 사람을 보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가슴 깊숙이 일어날 때 불편한 사람을 보고 내 희생을 감수하고라도 도와주고 싶을 때 약한 사람을 보고 그의 편에서 그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싶을 때 이 사회에 사랑이 필요한 곳에 자발적으로 봉사의 마음이 일 때 내 마음은 선해지고, 내가 바로 천사가 된다. 누군가가 나를 해하려 할 때 인내심을 잃고 적개심이 일 때 누군가의 성공에 시기심이 생겨 질투로 그를 해하고 싶을 때 재물을 보고 탐욕과 더 큰 욕심으로 자신을 잃을 때 이쁜 여인을 보고 음흉한 생각과 욕망으로 마음을 잃을 때 내 마음은 악해지고, 내가 곧..

아버지

어릴적 아버지는 위엄과 권위로서 우리를 대하셨다. 아마도 자식들을 엄격하게 교육시키려 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늘 무서운 존재로 기억되었고 피해 다녀야만 했다. 어린시설 아버지는 애정을 숨긴 체 우리를 사랑하셨던 것 같다. 대학시설 아버지는 무서움이 약해지셨고 편하게 대할 수 있었다. 멀리 떨어져 생활했기에 가끔씩 만날 때 면 자식에 대한 사랑을 조금씩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 예전의 엄격하셨던 습관이 남아 있었어 인지 무뚝뚝 하셨지만 표정에서 난 아버지의 사랑을 느꼈고, 그런 아버지가 나는 좋았다. 사회인이 되고 이젠 아버지는 예전의 젊고 건강한 아버지가 아니셨다. 사회생활로 보는 기회가 적어졌고, 일년에 몇 차례 정도만 볼 수 있었고 그때마다 조금씩 약해지시는 아버지. 흰머리는 늘고, 이마에는 깊은 주..

어릴적 사랑이야기

어릴 적 새 학기가 되면 누군가 내 짝이 될까 밤새 설레임 속에서 뜬눈으로 지세 웠었네. 어쩌다 마음에 둔 어여쁜 여자애가 남의 짝이 될까, 어린 사랑을 잃을까 불안함을 감춘 체 주변을 이리저리 서성거렸네. 우연히 같은 책상에 앉게 되는 날이면 기쁨 속에서 무관심과 냉정함으로 대하고 선, 토라져버린 소녀의 등뒤에서 나는 바보 같은 자신을 미워하며 하루 종일 후회로 보냈었네. 때때로의 가벼운 스침은 나를 당황시켰지만 어린 남자의 자존심은 떨림을 애써 숨긴 체 그를 화난 표정으로 대하였고 어쩌다 책상 넘어 밀려온 책들을 짜증스레 밀쳐내고 투정을 부렸던 그때의 어리석은 행동이 내가 표현할 수 있었던 어린 시설 동심의 사랑 이였음을 그때 그는 알고 있었을까! 어른이 된 지금 먼 과거 속의 추억들이 그리움 되어 ..

간호사

건강한 삶을 잃어버린 사람들 신체는 병들고 정신은 나약해진 조금은 부족한 사람들의 집합소인 병원 밝은 부분보다 어두운 면이 많은 우리 사회의 또 다른 그늘진 공간이다. 그곳에서 희망과 용기를 만드는 사람들 절망의 늪에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만들고 포기의 삶 속에서 재기의 용기를 심어주며 자기 희생보다 타인의 건강을 기원하며 아름다운 봉사를 실천하는 사람. 간호사여… 환한 웃음은 태양보다 희망차고 따스한 미소는 어두운 마음 밝히고 아름다운 마음은 잃어버린 회복의 의지를 복 돋우고 온정의 손길은 식어가는 생의 기운을 회생시키니 그대는 어떤 명약보다 효염 있는 인약이여라 돈보다도, 명예보다도 고귀한 이상으로 어떠한 보상도, 혜택도 바라지 않으며 자아실현의 욕심도 추구하지 않는 숭고한 사랑으로 헌신적인 삶을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