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도망간 하늘 아래에서 뭉개 구름 평화롭게 노닐고 황금빛 들녘과 푸른 창공의 투명한 공간사이로 찬란한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면... 뒤 늦게 피어난 코스모스 반가운 듯 고개 흔드네... 짖구은 바람이 억새밭을 깨워 은빛 출렁이는 물결을 만들면 신 이난 잠자리들이 비행 기술을 뽐내고 풍성한 들판위로 참새들의 약탈이 시작되면 허수아비의 힘겨운 몸짓을 알아차린 농부들이 서둘러 추수를 시작한다... 조금씩 깊어가는 계절을 따라 초록의 잎들이 비단처럼 한 올씩 수 놓고 색의 향연을 펼치며 화려한 축제를 열면 공연의 절정을 보기 위한 관람객들의 들뜬 마음을 실은 관광버스의 긴 행렬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버리고서야 혹한의 추위속에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연의 이치를 알고 있는 수목들이 마지막 생명을 불태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