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時) 이야기/자작시 68

주사위판 같은 인생(3)

작은 실력으로 내 능력밖의 성공을 훔치려고 도전하지만… 꿈꾸는 삶의 방향을 이탈하여 전개되는 인생 많은 것을 잃고, 절망하고 힘든 시간을 인내하고서야 초라한 지금의 상황도 감사해야함을 느낄 때 인생은 새롭게 시작된다. 더 이상 바라지 않을 때 가난하지만 소박함에 고마워 질 때 생활은 조금씩 여유로워진다. 허황된 욕심을 내지 않을 때 자신에 겸허해질 때 생각은 더욱 더 지혜로워 진다 잃고 얻음에 의미를 두지 않고 열정으로 일할 수 있을 때 삶은 자꾸만 풍요로워진다

혼자의 시간

만남은 바래도 멀고 그리움은 깊어도 닿지 않고 혼자의 시간은 끝없는 윤회를 한다 기다린 시간만큼 멀어져 버리고 잃어버린 시간만큼 외면받는 그래서 다가섬조차 어색한 몸짓이 된다 꿈꾸기만 한 인연 차라리 버릴 수 있다면 멋진 혼자로 설수 있건만 외로움의 바람에 늘 비틀거린다 당당한 혼자이지 못하면 의지하는 둘이고 싶지만 아무것도 해 낼수 없는 현실 속에 나의 세상이 작아져만 간다 언제쯤 위축된 나를 벗어나 밝은 웃음으로 하늘을 보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타인과 마주 할 수 있을까 같은 시간 속에서 다른 인생을 산다

간이역

누군가의 기다림이 있고 떠나보내는 아쉬움을 간직 한 곳 고향을 찾아오는 반가움도 있고 새로운 삶을 찾아나서는 설레임도 있는 곳 사랑하는 여인과의 이별도 있고 손 흔들며 떠남을 애석해 하는 어머니의 마음도 있는 곳 여기저기 피어있는 들꽃들이 빈 공간을 채우고 만남과 헤어짐을 지켜보네 간이역은 작은 시골마을의 애환과 기쁨이 교차하는 삶의 공간 멀리서 기적이 울리면 삶의 이야기도 시작되고 저마다 사연을 만들어 가네.

지는 꽃

꽃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 하랴 가진 시간 다하여 떠나갈 시간 되었기에 바람 따라 지는 것이거늘... 꽃이 지기로서니 추운 날씨를 탓 하랴 반기는 이 떠나가고 보아 주는 이 없어 날씨 따라 지는 것이거늘... 다음 시간이 오면 다시 피어 만발하고 또 다시 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거늘... 떠나고 다가옴이 그러하고 기쁨과 슬픔 또한 그러하거늘 어찌 매일 흔들리는 걸까...

자연의 서로 다른 성격

북풍을 타고 대지를 공격하듯 내리는 해하는 눈이 있는가 하면 포근한 엄마의 품처럼 따스하게 내리는 사랑의 눈이 있다. 모든 것을 날려버릴 듯한 분노의 바람이 있는가 하면 솜털처럼 감미롭게 스치는 부드러운 바람이 있다. 세상 전체를 삼켜버릴 것 같은 파괴의 파도가 있는가 하면 아름다운 음악이 흐르는 듯 잔잔한 고요의 바다가 있다. 천둥과 번개, 검은 먹구름이 가득한 혼돈의 하늘이 있는가 하면 끝없이 펼쳐진 푸른 창공을 배경으로 흰 구름 노니는 평화의 하늘이 있다. 추위를 재촉하고 푸르름을 빼앗는 생명을 멸하는 비가 있는가 하면 잠든 대지를 깨우고 생명의 싹을 틔우는 소생의 비가 있다 자연의 서로 다른 모습들 때론 다정한 모습의 친구가 되고 때론 화난 모습의 공격자가 된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 우리도 자연..

소나기

무더위에 어깨를 너러뜨린 실록 떠거운 열기를 내뿜는 대지 하늘은 무더위에 짜증 난 듯 순식간에 구름을 일으키고 짧은 싸움을 준비 한다. 검은 먹구름은 천둥과 벗개가 일으키고 우렁찬 포호를 하며 굵은 빗망울을 떨어 뜨린다 대지는 잠시 흙먼지를 풍기고 어느 듯 물이 고여 흐른다. 너러진 잎새를 때리는 빗방울은 파편처럼 흩어져 작은 물보라를 만들고 열기에 눌린 실록은 반가운 손님을 즐기며 힘차게 가지를 편다. 한바탕 싸움을 치르고 난 뒤 잠깐의 휴식 시간 답답하듯 태양은 구름을 비집고 고개를 내밀며 환한 세상을 보여준다. 폭염으로 축 처진 세상은 잠깐의 시원함에 기운을 차리며 싱그러운 표정을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