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이야기/암벽 등반

프리솔로 암벽가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에 대하여...

푸른바위 2022. 3. 24. 20:55

안전장비 없이 암벽을 등반하는 것을 프리솔로라 한다. 나는 안전장비 없이 암벽을 등반 한다. 프로들처럼 고난이도의 암벽을 등반하지는 안지만, 내 능력에 맞는 암벽을 로프 없이 등반한다. 실력의 차이는 있지만 목숨을 걸어야 하는 측면에서는 그들과 다르지 않다. 그런 면에서 나도 그들처럼 프리솔로 암벽 등반가이다. 프리솔로 암벽가의 자질을 나름대로 경험한 바를 토대로 적어볼까 한다.

 

 

첫째는 물론 실력이다. 등반하고자 하는 암벽의 난이도를 등반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어야 한다. 실력이 없이 도전하는 것은 무모한 행위이며 언제든지 사고로 이어 질 수 있다. 그래서 등반하고자 하는 암벽에 대한 난이도와 루트를 체크하고 그에 맞는 실력을 길러야 한다.

 

둘째는 두려움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이다. 두려움은 인간이 위험에 닥쳤을 때 신호를 주어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방어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어기제이다. 하지만 두려움에 굴복 했을 때는 능력을 무력화시키는 나쁜 역할도 한다. 평소에 오르던 곳도 두려움이 오면 주저하고, 심하면 전혀 등반하지 못한다. 나는 등반 도중 두려움으로 30분 이상을 꼼짝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던 경험도 있다. 두려움은 연습으로 극복할 수 있다. 처음에는 떨어져도 가벼운 부상을 당하는 높이의 암벽을 등반하고, 점차 난이도를 높여가며 연습하면 증진된다. 그리고 두려움에 마주했을 때의 대처요령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두려움에 사로잡혀 몸이 떨려온다. 여기서 냉정해야 한다. 우선 두려움이 온몸 전체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고, 차분히 심호흡을 통하여 온몸의 긴장을 이완시킨다. 그러면 두려움이 완화된다. 두려움도 자주 마주하다보면 익숙해진다. 그리고 두려움을 제어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두려움도 감정이다. 이 두려움을 다스릴 수 있으면 다른 감정도 대체적으로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지기 때문이다.

 

세째는 방심과 자만을 경계해야 한다. 프리솔로 등반은 한 순간의 실수로 심하면 목숨까지 잃을 수가 있다. 이 실수는 방심과 자만에서 비롯된다. 방심은 정신을 집중하지 못하는 것이며, 자만은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여 부주의하는 것으로 모두 실수를 유발한다. 매번 한 손, 한 발에 집중하여 안전함을 확인하고 다음 등반을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암벽도 쉽게 보아서는 아니된다. 자만할때 사고가 나기 쉽다. 그래서 나는 프리솔로 등반을 시작할때 마음속으로 '방심과 자만은 죽음이다'라고 3차례 외치고 시작한다. 두려움도 자만도 없는 평정심의 마음을 가질려 한다. 항상 신중하고 차분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등반할려고 노력한다.

 

넷째로 극한을 이길 수 있는 정신력(의지)이 필요하다. 안전장비 없이 등반하다 보면 한 두번은 위험과 마주하게 된다. 체력이 떨어지거나, 내 능력의 극한에 해당하는 난이도의 암벽과 마주하는 상황이 그러하다. 이때 정신력이 필요하다. 정신력이 약하면 등반을 포기하거나 실패하여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것도 연습에 의하여 길러질 수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턱걸이를 할 때 내 극한이 10개라면, 10개 이후 한 두개라도 더 할려고 노력하다 보면 증진 시킬 수 있다.

 

프리솔로는 실력만 있어서는 부족하다. 위 네 가지의 자질이 모두 갖추어져야만 프리솔로로서의 자질을 완비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