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時) 이야기/자작시

꽃샘 추위

푸른바위 2016. 2. 24. 06:28

자존심 상한 동장군의 반격일까!

성급한 봄에 대한 겨울의 시샘일까!

아님 더 화창한 봄날을 만들기 위한 겨울의 배려일까!

봄은 뒤로 물러서면서 고개를 숙인다.

 

강해지는 햇살의 따사로움이

찬 바람에 얼어 떨어지면

상큼한 봄 향기도 허공 속으로 사라지고

이른 봄 따라 나선 여인들의 발걸음이 바빠진다.

 

새벽서리 먹은 가지에 흰 이끼가 피고

녹아 내리던 시냇물의 속삭임도 침묵하고

서산 넘는 붉은 해의 열기도 사라지면

풀리기 시작한 대지도 언 몸으로 잠이 든다.

 

아직도 봄을 노래하기에 준비가 덜 된 걸까!

앞선 봄과 겨울 끝자락과의 만남은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지만

떠남을 아쉬워하는 겨울의 화난 표정을 보며

봄은 잠깐의 양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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