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時) 이야기/작가시

인연설---한용운

푸른바위 2015. 12. 16. 10:24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안 합니다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 버려야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진다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고 싶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작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한다는 증거요  

가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르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말입니다  

 

잠시라도 함께 할 수 있음을 기뻐하고  

더 좋아지지 않음을 노여워 말고 

애처롭기까지만 한 사랑을 할 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 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그 사람의 기쁨이라 같이 기뻐하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않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그렇게 당신을 사랑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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