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이야기/암벽 등반

[특집] 암벽등반(고수의 조건)

푸른바위 2025. 1. 27. 19:15

 

실전 암벽등반을 잘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각 항목별로 세부적으로 알아보기로 하자.

 

1. 암벽등반에 대한 개념(이해도)이 있어야 한다.

어떤 분야에서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 암벽을 간단하게 정의를 하면 중력과 미끄럼을 이기는 운동이다. 중력을 거슬러 올라가는 운동이므로 중력을 이겨야 한다. 이것은 힘으로 이겨야 한다. 즉 근력을 키워 극복해야 한다. 암벽등반에 필요한 근력을 키우는 것이 첫 번째 일이다. 실전암벽에서는 근력과 기술의 비중이 6:4정도로 근력이 더 필요하다.

 

다음은 암벽등반은 경사진 곳을 오르는 운동이다. 지면이 경사가 지면 미끄럼이 발생한다. 이 미끄럼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 미끄럼을 이기기 위해서는 마찰력이 최대가 되도록 잡고 밞아야 한다. 이것이 암벽등반에 있어 기술이다. 미끄럼을 제어하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힘의 소모가 많아진다. 비정상홀더(기울어진 홀더)는 기술을 사용하여 잡아야만 미끄럼 발생이 적어 힘의 소모가 적어진다. 이것을 알지 못하면 억지로 힘을 사용하여 미끄럼을 방지하려다 보니 많은 힘이 들고 어려운 등반이 된다. 미끄럼을 제어하는 것은 에너지 소모를 적게 하고 등반을 쉽게 한다. 이것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실력의 차이가 발생한다.

*정상홀더 : 일반적으로 수평홀더로서 체중을 좌우로 이동시키지 않아도 몸의 균형을 유지시킬 수 있는 홀더

*비정상홀더 : 수평홀더가 좌우로 기울어져 있거나, 다양한 모양으로 변형된 홀더. 비정상 정도가 심해질수록 난이도가 높아진다. 체중을 좌우로 이동시켜야 손에서 미끄럼을 제어 할 수 있다.

 

경사면(홀더포함)의 기울기가 급하면 급할수록 미끄럼이 더 크게 발생한다. 이것을 이겨야 한다. 요약하면 발로 경사면을 수직하게 밞아야 마찰력이 최대가 되어 미끄럼 발생이 적어진다. 마찬가지로 손으로 홀더면을 수직하게 잡고 체중을 같은 방향(홀더면에 수직)으로 작용시켜야 손이 홀더면에 압착되어 미끄럼의 발생이 적어진다. 이것은 미끄럼을 제어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힘을 효울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기술은 암벽의 유형에 따라 변하는 것이 아니다.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래서 암벽등반은 바위 유형별로 오르는 기술이 다 다른 것이 아니라 이 기술 하나가 모두 적용된다. 즉 경사면(지면)을 수직하게 밞고, 홀더를 수직하게 잡고 같은 방향으로 체중을 작용시켜야 한다. 이것이 미끄럼을 제어하기 위한 동작들이다. 이것이 암벽기초기술의 전부이다.

 

홀더의 기울기가 급해질수록 손으로 수직하게 잡기가 어려워진다. 그리고 수직하게 체중을 작용시키기도 어려워진다. 그리고 이러한 상태에서 몸의 균형을 잡기가 더 어려워지므로 난이도가 높아지게 된다. 이것을 자유자재로 숙달시키는 것이 암벽기술이다. 이것을 완전히 이해를 하면 ‘바위를 다룬다.’ 라는 말의 의미를 깨우치게 된다. 스포츠로는 볼더링이 이 기술을 테스트하는 종목이다.

 

2. 손보다 발을 사용하여 우선적으로 등반해야 한다.

암벽등반은 개인의 특성에 따라 등반 특성이 다를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먼저 발로 등반하는 요령을 익히고, 발로 등반이 힘들 때에 손을 사용하여야 한다. 발로 등반을 하게 되면 힘의 소모가 적어진다. 그래서 쉬운 등반이 된다. 손으로 사용하게 되면 발로 사용하는 것보다 힘이 많이 들어 상대적으로 어려운 등반이 된다. 암벽등반은 힘든 운동이다. 그래서 에너지(힘)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나는 대부분 발로 등반을 하고 손은 안전을 위하여 보조적으로 사용한다. 즉 손은 발로 등반시 미끄러질 때를 대비하여 안전용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지금은 슬랩부는 난이도 5-11을 걸어서 등반할 수 있으며, 북한산 노적봉 ‘희망길’을 걷다시피 등반하게 되었다.

 

3. 홀더의 선택요령을 알아야 한다.(비정상홀더보다 정상홀더를 먼저 선택해야 한다.)

프리솔로 개척릿지는 새로운 길을 여는 등반이다. 아무 길을 가다보면 단 한번의 실수로 위험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되도록 위험하지 않는 길을 찾게 된다. 위험하지 않는 길이란 주로 정상홀더로 구성된 루트를 말한다. 높은 곳에서 비정상홀더를 선택하는 것은 그 만큼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미끄럼을 제어 하기 위하여 체중을 좌우로 많이 움직여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사고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우선 정상홀더를 선택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비정상홀더의 길을 선택한다. 바위에도 길이 있다. 라는 말은 이것을 의미한다. 북한산 노적봉 ‘희망길’ 3구간이 이러했다. 정면은 직벽으로 막혀 있어 도전 시에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기울기가 적고 정상홀더가 구성된 부분을 찾아서 길을 만들었다. 무리한 도전은 용기가 아니라 무모한 것이다. 프리솔로에서 홀더의 선택요령을 알게 되면 ‘바위에도 길이 있다.’라는 말의 의미를 깨달게 될 것이다.

*안전장비 없이 등반을 할때에는 안전한 루트를 찾는 것도 실력이다. 개척릿지에서는 우선 홀더가 구성되어 있는 길로, 홀더라도 정상홀더로 구성된 길로, 불가피한 경우에 비정상 홀더 또는 슬랩을 선택한다.  

 

4.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실전 암벽(프리솔로 등반)은 실력이 절반이고, 담력이 절반이다. 즉 마음을 다스려야만 진정한 고수가 된다. 장자 잡편에 보면 열여구는 명사수다. 팔에 물 잔을 올려놓고 쏘아도 백발백중이였다. 그러나 높은 낭떠러지에서는 활을 쏘지 못했다. 두려움 때문이였다. 장자는 고수는 실력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다스려야한다고 말한다. 목계지덕(木鷄之德)에서 최고 싸음닭의 경지를 말한다. 무심의 경지이다.

 

실전암벽등반을 하다보면 두려움 때문에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두려움이 오면 평소 오르든 곳도, 오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어떠한 상황변화에서도 평정의 마음을 잃지 않아야 고수가 된다. 나는 암벽등반 시에 자만과 두려움을 모두 버린다. 자만이 오면 실수를 하여 사고 우려가 높고, 두려움이 오면 위축되어 오르든 곳도 못 오르기 때문이다. 무심의 마음으로 잡고 밟는것에만 집중한다. 프리솔로는 냉철해야 한다. 자신감이 충만해도 실력이 부족하면 욕심을 버리고 내려와야 하고, 두려움이 와도 오를 수 있는 곳은 용기를 내어서 올라야 한다.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나는 프리솔로 암벽등반(주로 능선릿지)가 이다.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강한 근력은 기초이며, ‘미끄럼을 제어 하는 기술’을 알아야 한다. 이것을 알아야 힘의 효율적인 사용방법과 ‘바위를 다룬다.’ 라는 말의 의미를 깨달을 수가 있다. 그리고 우선적으로 발로 등반하는 것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힘의 낭비를 줄이고 쉬운 등반이 된다. 또한, 홀더의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이 또한 쉬운 등반을 가능하게 하고, 숙련되면  ‘바위에도 길이 있다.’라는 말의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 최종적으로 어떠한 상황변화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의연함이 있어야 한다. 즉 마음을 다스릴 수가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갖추어져야 고수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