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時) 이야기/자작시

소나기

푸른바위 2016. 7. 9. 16:25

무더위에 어깨를 너러뜨린 실록

떠거운 열기를 내뿜는 대지

하늘은 무더위에 짜증 난 듯

순식간에 구름을 일으키고

짧은 싸움을 준비 한다.

 

검은 먹구름은

천둥과 벗개가 일으키고

우렁찬 포호를 하며

굵은 빗망울을 떨어 뜨린다

대지는 잠시 흙먼지를 풍기고

어느 듯 물이 고여 흐른다.

 

너러진 잎새를 때리는

빗방울은 파편처럼 흩어져

작은 물보라를 만들고

열기에 눌린 실록은

반가운 손님을 즐기며

힘차게 가지를 편다.

 

한바탕 싸움을 치르고 난 뒤

잠깐의 휴식 시간

답답하듯 태양은 구름을 비집고

고개를 내밀며

환한 세상을 보여준다.

 

폭염으로 축 처진 세상은

잠깐의 시원함에 기운을 차리며

싱그러운 표정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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