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어깨를 너러뜨린 실록
떠거운 열기를 내뿜는 대지
하늘은 무더위에 짜증 난 듯
순식간에 구름을 일으키고
짧은 싸움을 준비 한다.
검은 먹구름은
천둥과 벗개가 일으키고
우렁찬 포호를 하며
굵은 빗망울을 떨어 뜨린다
대지는 잠시 흙먼지를 풍기고
어느 듯 물이 고여 흐른다.
너러진 잎새를 때리는
빗방울은 파편처럼 흩어져
작은 물보라를 만들고
열기에 눌린 실록은
반가운 손님을 즐기며
힘차게 가지를 편다.
한바탕 싸움을 치르고 난 뒤
잠깐의 휴식 시간
답답하듯 태양은 구름을 비집고
고개를 내밀며
환한 세상을 보여준다.
폭염으로 축 처진 세상은
잠깐의 시원함에 기운을 차리며
싱그러운 표정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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