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時) 이야기/자작시

가을풍경

푸른바위 2015. 10. 8. 12:09

멀리 도망간 하늘 아래에서

뭉개 구름 평화롭게 노닐고

황금빛 들녘과 푸른 창공의

투명한 공간사이로 찬란한

햇살이 눈부시게 내리면...

뒤 늦게 피어난 코스모스 반가운 듯 고개 흔드네...

 

짖구은 바람이 억새밭을 깨워

은빛 출렁이는 물결을 만들면

신 이난 잠자리들이 비행 기술을 뽐내고

풍성한 들판위로 참새들의 약탈이 시작되면

허수아비의 힘겨운 몸짓을 알아차린

농부들이 서둘러 추수를 시작한다...

 

조금씩 깊어가는 계절을 따라

초록의 잎들이 비단처럼 한 올씩 수 놓고

색의 향연을 펼치며 화려한 축제를 열면

공연의 절정을 보기 위한

관람객들의 들뜬 마음을 실은

관광버스의 긴 행렬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버리고서야 혹한의 추위속에서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연의 이치를 알고 있는 수목들이

마지막 생명을 불태우며 준비하는 시간

이젠 초록의 젊음과 풍요를 벗어 던지고
순회의 시간까지 시련속에서 인내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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