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이야기/암벽 등반

그림으로 보는 암벽기술(14)---실전 암벽해설

푸른바위 2025. 4. 7. 10:46

나는 능선릿지 프리솔로 등반을 주로 한다. 그리고 개척릿지도 자주한다. 프리솔로 등반에도 나름대로 기준을 세워하고 있다. 내 능력의 2단계 정도 낮은 곳을 주로 등반한다. 이유는 프리솔로 등반은 안전장비가 갖추지 않고 등반을 한다. 그래서 안전을 위하여 1단계 낮은 곳을 주로 등반한다. 그리고 등반을 하다가 벽을 만났을 때에 다시 하산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내려오는 것은, 오르는 것에 비해 1단계 더 어렵다.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서이다. 그래서 프리솔로 암벽등반은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2단계 낮은 곳을 주로 등반한다.

북한산 노적봉 '희망길' 전경도

 

개척릿지를 할 때에는 기회가 왔을 때 등반이 가능한 곳은 두려움이 와도 용기를 내어 등반을 해야 하다. 아니면 영원히 기회가 오지 않을 수가 있다. 이런 경우가 북한산 노적봉 희망길 개척릿지이다. 그때에도 간섭(방해)이 심했다. 3구간에서 두려움이 왔다. 1, 2 구간은 침니길로 그리 어렵지 않은 길이였다. 그러나 3구간에서는 침니길이 없어지고 직벽 형태의 암벽이 나타난다. 직상하면 조금 가서 거의 직벽이 가로막고 있는 형태이다. 그래서 용기가 나지 않았다. 순간 두려움이 엄습했다. 그래서 다시 하산을 할까 하는 마음이 몰려왔다. 그런데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내려가기도 어려웠다.

 

북한산 노적봉 희망길 3구간 전경도

 

결정을 해야 했다. 내려오느냐 도전을 계속해야 하는지를 두고...좌측 사선으로 그 나마 등반이 가능해 보였다. 홀더를 보니 작지만 손가락 끝마디는 걸렸다. 이 정도면 도전이 가능해 보였다. 그래서 등반을 시작했다. 앞의 직벽까지 등반했다.

 

북한산 노적봉 희망길 3구간 상세도

 

다시 고민이 시작되었다. 직벽으로 오르는 것은 너무 위험했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좌측으로 횡단하는 곳이 있고, 횡단 끝부분에서 위로 침니 길이 있어 보였다. 확실하지 않다. 다시 결정을 해야 했다. 길이 없으면 돌아오는 것을 감안하고 시도했다. 아래로는 거의 100m 정도의 절벽이다.  횡단길은 5m정도로 짧지만 높이로 인하여 두려움이 상당했다. 

 

 

다행이 횡단 끝부분에서 상부로 오르는 침니길이 있었다. 북한산 노적봉 희망길은 3구간이 그나마 위험도가 높다. 개척릿지는 새로운 길을 만드는 도전이다. 바위 길을 찾아서 만들어야 한다. 억지로 길을 낼 수도 있지만 위험도가 높고 사고로 이어질수가 있다. 노적봉 '희망길'의 최고 난이도는 5-11정도이다.

 

개척릿지는 길을 찾아 황단하기도 하고, 때론 물러나 우회하기도 한다. 그리고 같은 암벽이라도 정상홀더의 루트를 찾아 등반하는 것이 좋다. 이것이 위험을 줄이고 안전한 등반을 가능하게 한다. 장비등반은 지정된 루트를 오르기 때문에 '바위에도 길이 있다.' 라는 말의 의미를 잘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프리솔로 개척릿지를 하다보면 어렵지 않게 알게 된다. 선조들은 실전 암벽등반 만을 했기에 이러한 것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