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이야기/삶의 기술

훌륭한 가수에 대하여...

푸른바위 2022. 12. 12. 14:57

 

‘못찾겠다 꾀꼬리’는 조용필의 4집 타이틀 곡으로 1982년에 발표된 노래이다. 발표 후 KBS 가요톱10에서 10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골든컵을 수상했다. 불후의 명곡이다. 처음 이 노래가 나왔을 때 나는 어려서 대중가요에 대한 관심이 적었다. 빠른 탬포의 노래이며 노래 제목이 주는 이미지가 좀 이상하여 별로 좋아 하지 않았다. 그리고 30년이라는 많은 시간이 지나 김경호가 부르는 노래로 다시 한 번 듣게 되었다.

 

음과 가사를 다시 한 번 관심 있게 들었다. 노래의 1절은 어린시절 술래잡기 시설을 회상하며 그때 술래의 심정을 노래했다. 「어두워져 가는 골목에 서면 어린 시절 술래잡기 생각이 날 거야... 모두가 숨어버려 서성거리다 무서운 생각에 나는 그만 울어버렸지... 하나 둘 아이들은 돌아가 버리고 교회당 지붕위로 저 달이 떠올 때 까맣게 키가 큰 전봇대에 기대 앉아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오늘도 술래...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언제나 술래... 엄마가 부르기를 기다렸는데 강아지만 멍멍 난 그만 울어버렸지」

 

노래의 2절은 어린시설의 꿈을 잃어가는 어른들의 심정을 노래했다. 「그 많던 어린 날의 꿈이 숨어버려 잃어버린 꿈을 찾아 헤매는 술래야...이제는 커다란 어른이 되어 눈을 감고 세어보니 지금은 내 나이는 찾을 때도 됐는데 보일 때도 됐는데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 얘들아...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오늘도 술래...못찾겠다 꾀꼬리 꾀꼬리 꾀꼬리 나는야 언제나 술래...」

 

여기서 꾀꼬리는 새가 아니다. 우리의 꿈이다. 사랑일 수 있고, 명예일 수 있고, 부(富)일 수 있고, 아니면 소소한 기쁨일수 있다...어린시설 우리는 많은 꿈들을 꾸며 희망을 가지며 살아간다. 작은 꿈들을 보석처럼 하나 둘 마음에 담고 큰 기대로 미래를 맞이한다. 우리는 이 꿈을 찾아가는 평생의 술래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적인 문제로, 때로는 실력이 부족하여 하나, 둘씩 그 꿈을 버리기도 하고, 포기하기도 하고,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지나도 결국에는 어린 시설의 꿈들 중 하나도 찾지 못하고 여전히 헤매는 인생에 아파하며 좌절한다...어쩌면 남은 생을 다하여도 하나도 가지지 못하는 인생...아무리 불러도 찾지 못하는 꿈을 쫓는 대중들의 슬픈 삶을 이야기한 노래이다...

 

대중가요란 대중들의 슬픔과, 아픔, 기쁨, 흥겨움 등을 노래로 표현한 장르다. 그래서 훌륭한 대중가요(노래)는 대중들의 이러한 삶과 사랑 등을 잘 이야기하고 전달하여 아픔을 달래주고, 슬픔을 위로해 주며 때로는 삶의 활력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에서 이 노래는 일반 대중들의 삶을 잘 표현한 노래라 생각한다. 다시 들어보니 정말로 괜찮은 노래다. 물론 그래서 골든컵을 수상했겠지만...

 

그리고 좋은 가수란 노래를 잘 부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러한 대중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 수 있는 실력(작사/작곡)이 같이 겸비되어야 진정으로 훌륭한 가수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조용필이 가왕으로 칭송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