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時) 이야기/자작시

달라지는 눈의 모습

푸른바위 2016. 1. 17. 20:18

눈이 내린다

먼 과거 어린시설의 나에게 눈은

오래토록 기다린 반가운 친구였지.

추위의 기세에 눌러 집안에 있던

나를 불러내고 많은 놀이를 가져다 주였고

나는 눈사람이 지키는 눈의 나라의 왕자가 되었지...

손이 시리고 귀가 얼어도 그것은

기쁨속의 작은 방해에 지나지 않았네

눈은 그렇게 겨울이 주는 행복한 선물 이였지...

 

눈이 내린다.

젊음의 시간속에서의 나에게 눈은

여전히 기다려지는 겨울의 모습이였지

누군가와의 만남이 이루어지기를 소원했던 날이였고,

그 누군가와 눈 내리는 거리를 거닐며 사랑을 키우고

맞잡은 손사이로 흐르는 따듯한 체온으로

추위를 이기고 싶은 날이였지...

눈 오는 날은 젊은날의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미래를 그리고 싶은 소망의 날이였지...

 

눈이 내린다.

젊음을 잃어가는 시간속에서의 나에게 눈은

그저 예전 시간속에서의 반갑고,

소망했던 기억을 잠시 회상시켜 주는 매개체에 그치고

생활에 불편을 주는 반갑지 않는 손님으로 다가오네...

이제는 눈 오는 날에 즐거움을 가지기엔

내 마음이 예전의 순수함을 잃어버린 것일까....

그건 아마 더 이상 눈이 나의 친구가 아니고,

소망해야 할 무엇인가가 없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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