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암벽등반(장비 없이 하는 프리솔로 등반)을 잘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한다. 최근 질문 사항을 반영하여 암벽등반을 잘하기 위한 조건을 세부적으로 작성하였다. 암벽등반 실력 향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1. 암벽등반에 대한 이해도(개념)가 있어야 한다.
어떤 분야에서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그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 암벽을 간단하게 정의를 하면 중력과 미끄럼을 이기는 운동이다. 첫 번째 중력을 거슬러 올라가는 운동이므로 중력을 이겨야 한다. 이것은 힘으로 이겨야 한다. 즉 근력을 키워 극복해야 한다. 암벽등반에 필요한 근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다. 실전 암벽에서는 근력과 기술의 비중이 6:4정도 근력의 비중이 더 크다.
다음은 암벽등반은 경사진 곳을 오르는 운동이다. 지면(홀더 포함)이 경사가 생기면 미끄럼이 발생한다. 이 미끄럼에 대한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 미끄럼을 이기기 위해서는 마찰력이 최대가 되도록 밟고, 홀더를 잡아야 한다. 즉 힘이 걸리도록 밟고, 잡아야 한다. 미끄럼을 제어하는 것이 암벽등반의 기술이다. 암벽등반에서는 근력과 기술, 미끄럼에 대한 이해, 암벽 유형별 특징 및 등반요령, 난이도에 대한 이해, 발의 사용 요령, 홀더의 선택 방법,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등을 알아야 고수가 된다.
2. 미끄럼을 제어하는 기술을 알아야 한다.
미끄럼은 등반을 어렵게 한다. 그래서 이것을 제어하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힘의 소모가 많아지고, 사고발생 우려도 높아진다. 힘이 걸리도록 잡고, 밟아야 한다. 그래야 힘의 손실이 없어 등반이 쉬워진다. 자세히 설명하면 「손으로 홀더를 잡고 체중을 홀더면에 수직하게 작용시키거나, 발로 경사면(모든 면)을 밟고 체중을 경사면에 수직하게 작용시켜야 한다.」 이렇게 해야 손과 발에서 마찰력이 최대가 되며, 미끄럼을 방지 할 수 있고, 힘의 손실도 적어진다.
이것은 물리법칙이며, 위배하면 힘을 더 많이 소모하게 된다. 어려운 등반이 된다. 암벽등반의 기술은 미끄럼을 이해하고, 미끄럼을 얼마나 잘 제어하느냐가 기술이다. 미끄럼을 제어해야 힘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억지로 힘을 사용하지 않아도 등반이 가능해지며 쉬운 등반이 된다. 이 기술은 바위, 암릉, 암벽, 실내 암장 등 모두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미끄럼을 제어하는 것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바위를 다루는 요령을 깨우치게 된다.
*나는 2022.5월에 내 ‘미끄럼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하반기에 숙달했다. 그런데 암벽등반에 대한 이해도가 넓어지면서 ‘바위를 다루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고 깨달음이 왔다. 그리고 북한산 노적봉에 가보니 이제는 등반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났다. 그 전에는 노적봉이 주는 위압감으로 물러서야만 했다.
*관련 세부내용은 [특집] 그림으로 보는 암벽기술(5)...손기술, [특집] 그림으로 보는 암벽기술(6)...발기술 참조
3. 다양한 유형의 암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숙달시켜야 한다.
암벽은 유형별로 오르는 요령이 다 다른 것이 아니다. 단 하나의 이론이 적용된다. 즉, 힘이 걸리도록 잡고, 밟거나 밀어주면 된다. 이론은 같으나 바위 유형별로 적용 난이도는 달라진다. 그래서 다양한 유형의 암벽을 선정하여 숙달시켜야 고수가 된다. 나는 수평홀더, 사선홀더, 수직홀더, 기타 유형(덮장바위 등)으로 4가지 유형으로 암벽을 분류하고 숙달시켰다.
수평 홀더는 기울기가 없는 정상 홀더로 숙달이 쉽다. 나머지는 비정상 홀더로 홀더의 기울기가 커지면 난이도가 높아진다. 사선홀더는 기울기가 0~90°사이의 홀더를 말한다. 수직홀더는 기울기가 90°인 홀더를 말한다. 기울기가 급해질수록 근력과 기술의 적용이 어려워진다. 많은 숙달이 필요하다. 이 4가지 유형의 암벽을 완벽하게 숙달하면 다른 유형의 바위도 등반이 가능해진다. 미끄럼을 제어하는 기술을 이해하고 이 4가지 유형의 암벽을 자유롭게 등반할 수 있으면 고수라 해도 된다.
*정상홀더 유형 : 수평홀더 유형을 말하며 정자세로 등반이 가능한 유형의 홀더.
*비정상홀더 유형 : 수평홀더가 좌우로 기울어져 있거나, 다양한 모양으로 변형된 홀더. 비정상 정도가 심해질수록 난이도가 높아진다. 체중을 좌우로 이동시켜야 손에서 미끄럼을 제어 할 수 있다. 체중을 이동시키면서 균형을 잃지 않는 것이 기술이다.
*관련 세부내용은 [특집] 그림으로 보는 암벽기술(16) 참조
4. 근력을 빨리 강화시키는 것은 기술을 빨리 숙달 키는 것 만큼 중요하다.
암벽의 난이도는 여러 가지에 의해 결정된다. 그 중 홀더의 유형(정상 및 비정상홀더), 홀더의 크기, 암벽의 기울기 등이 비중이 높다. 홀더의 유형은 기술에 주로 영향을 미치며, 홀더의 크기는 근력에 주로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암벽은 난이도가 높아지면 대부분 홀더가 적어진다. 돌기만 있는 슬랩형태가 된다. 즉 손으로 잡을 수 있는 홀더가 작아져서 3손가락, 2손가락, 1손가락으로 잡고 버터야 한다. 그래서 강한 근력이 필요해진다. 실전에서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근력의 비중이 더 요구된다. 근력은 강하면 강할수록 좋다. 최소한 한 손가락 턱걸이, 한 팔 턱걸이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
*관련 세부내용은 [특집] 암벽근력의 이해(1), (2) 참조
5. 손보다 발을 우선적으로 사용하여 등반해야 한다.
암벽등반은 개인의 특성에 따라 등반 특성이 다를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먼저 발로 등반하는 요령을 익히고, 발로 등반이 힘들 때 손을 사용하여야 한다. 발로 등반을 하게 되면 힘의 소모가 적어진다. 그래서 쉬운 등반이 된다. 손으로 사용하게 되면 발로 사용하는 것보다 힘이 많이 들어 상대적으로 어려운 등반이 된다. 암벽등반은 힘든 운동이다. 그래서 에너지(힘)의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나는 대부분 발로 등반을 하고 손은 안전을 위하여 보조적으로 사용한다. 즉 손은 발로 등반시 미끄러질 때를 대비하여 안전용으로 사용한다. 슬랩부는 난이도 5-11을 걸어서 등반할 수 있으며, 5-13까지 밟고 일어서는 것을 연습했다. 발이 받쳐주어야 등반력이 좋아진다. 그래서 지금은 북한산 노적봉 ‘희망길’을 걷다시피 등반하게 되었다.
*관련 세부내용은 [특집] 발 기술의 이해(1), (2) 참조
6. 홀더의 선택 요령을 알아야 한다.
프리솔로 개척릿지는 새로운 길을 여는 등반이다. 아무 길을 가다보면 단 한번의 실수로 위험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같은 암벽에서도 위험하지 않는 길을 찾게 된다. 위험하지 않는 길이란 주로 정상홀더로 구성된 루트를 말한다. 높은 곳에서 비정상홀더를 선택하는 것은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끄럼을 제어 하기 위하여 체중을 좌우로 많이 움직여 주어야 하기 때문에 균형을 잡기 힘들다. 그래서 사고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우선 정상홀더를 선택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만 비정상홀더의 길을 선택한다. 바위에도 길이 있다. 라는 말은 이것을 의미한다.
*북한산 노적봉 ‘희망길’ 3구간이 이러했다. 정면은 직벽으로 막혀 있어 도전 시에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경사가 약하고 정상홀더로 구성된 루트를 찾아서 길을 만들었다. 무리한 도전은 용기가 아니라 무모한 것이다. 프리솔로 등반에서 홀더의 선택요령을 알게 되면 ‘바위에도 길이 있다.’ 라는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이다.
*관련 세부내용은 그림으로 보는 암벽기술 (11), (12), (13), (14), (15), (17) 참조
7. 마음(두려움과 자만)을 다스려야 한다.
실전 암벽등반(프리솔로 등반)은 실력이 반이고, 담력이 반이다. 두려움과 자만을 다스려야 한다. 이러한 마음을 다스려야만 진정한 고수가 된다. 장자 잡편에 보면 열여구는 명사수다. 팔에 물 잔을 올려놓고 쏘아도 백발백중이었다. 그러나 높은 낭떠러지에서는 활을 쏘지 못했다. 두려움 때문이었다. 장자는 고수는 실력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다스려야 한다고 말한다. 무심의 활쏘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목계지덕(木鷄之德)에서 최고 싸음닭의 경지를 말한다.
실전암벽등반을 하다보면 두려움 때문에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두려움이 오면 평소 오르든 곳도, 오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어떠한 상황변화에서도 평정의 마음을 잃지 않아야 고수가 된다. 나는 암벽등반 시에 자만과 두려움을 모두 버린다. 자만이 오면 실수를 하여 사고우려가 높고, 두려움이 오면 위축되어 오르든 곳도 못 오르기 때문이다. 무심의 마음으로 잡고 밟는것에만 집중한다. 프리솔로는 냉철해야 한다. 자신감이 충만해도 실력이 부족하면 욕심을 버리고 내려와야 하고, 두려움이 와도 오를 수 있는 곳은 용기를 내어서 올라야 한다. 그래야 고수이다.
나는 프리솔로 암벽등반(주로 능선릿지)가 이다.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강한 근력은 기초이며 ‘미끄럼을 제어 하는 기술’을 알아야 한다. 이것을 알아야 힘의 효율적인 사용방법과 ‘바위를 다룬다.’ 라는 말의 의미를 깨달을 수가 있다. 그리고 우선적으로 발로 등반하는 것이 기초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힘의 낭비를 줄이고 쉬운 등반이 된다. 또한, 홀더의 선택을 잘 해야 한다. 이 또한 쉬운 등반을 가능하게 하고 ‘바위에도 길이 있다.’라는 말의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 최종적으로 어떠한 상황변화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의연함이 있어야 한다. 즉 마음을 다스릴 수가 있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이 갖추어져야 고수라 할 수 있다.
☞주요 암벽등반(능선릿지 프리솔로) 실적(산악종주같이 실적첨부요구가 있어 보완함)
⦁불암산 1구간(C지역) 개척릿지, 2구간 개척릿지, 3구간 개척릿지(상하단 개척하여 완성시킴)
⦁북한산 인수봉 고독길 릿지, 북한산 백운대 남벽 릿지(하단개척하여 완성시킴). 도봉산 오봉릿지
⦁북한산 노적봉 남벽 개척릿지, 노적봉 희망길 개척릿지.
⦁인왕산 치마바위 개척릿지, 인왕산 기차바위 개척릿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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