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 종주는 힘든 운동이다. 나는 산악 종주를 준 마라톤으로 했다. 지형의 험난함으로 모든 구간을 뛰어서 종주하는 것은 어려웠다. 그래서 체력에 따라 구간별로 적정하게 주행하는 것이 필요했었다. 일반적으로 오르는 구간에서는 꾸준하게 걸어서 오르고, 내려오는 구간에서는 되도록 뛰어서 내려왔다. 그리고 능선 구간에서는 이를 조합하여 주행했다. 종주 시에 필요한 요건을 내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 보았다. 산악종주 및 마라톤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1. 바른 자세로 등반하여야 한다.
등산의 기본은 바른 자세로 걷는 것이다.(이하 바른 보행). 바르게 걸어야 안전하게 오래 걸을 수 있으며, 멀리 갈 수 있다. 바른 보행이란 ‘허리를 곧게 세우고 어깨를 펴고 선 자세’로 걷는 것이다. 허리가 앞으로 숙어지면 안 되고, 좌우로 기울어져도 안 된다. 몸의 무게 중심이 맞고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그럼 한 쪽 다리에 집중 부하를 줄여 부상을 예방할 수 있으며, 미끄럼도 저감 시킬 수 있다. 하산 시 힘이 빠졌을 때 바른 자세가 흐트러지면 골절상 등의 부상 우려가 높아진다. 바른 자세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허리이다. 허리는 상체를 받치고 몸의 무게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허리가 약하면 몸의 무게 중심이 깨지기, 균형을 잃어 보행에 지장을 준다.
*관련 세부내용은 ‘산행시 보행법’ 참조
2. 올라갈 때는 호흡을 기준으로 등반하여야 한다.
오르는 구간은 중력을 거스르는 구간이므로 힘이 많이 든다. 우선 중력을 이길 하체 근력이 완비되어야 한다. 그리고 에너지를 적정하게 관리하면서 주행하는 것이 필수이다. 힘의 효율적인 사용을 알아야 한다. 자동차와 같이 급가속, 급제동을 피하고 자기 체력에 맞게 꾸준히 오르는 것이 좋다. 그래야 오브페이스(Over Pace)를 방지하고 안정적인 주행을 할 수가 있다. 가다, 쉬다 하면 체력 소모가 많아진다. 전동기도 처음 기동할 때 큰 전류가 필요하다. 이를 기동전류라 하는데 이 전류는 정격전류보다 평균 5~7배가 크다. 사람도 비슷하다. 산에서 쉬었다 가면 힘이 더 드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데, 이러한 사유에서 기인한다.
오르는 구간은 힘이 많이 소모되므로 심장에 무리를 주고 호흡이 가빠진다. 호흡이 가빠오면 속도를 줄이고, 편안해지면 다시 속도를 올려 자기 체력에 맞게 꾸준히 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을 잘 관리를 해야 한다. 그래야 쉬는 구간 없이 체력을 아끼면서 오를 수가 있다. 올라갈 때 에너지 관리(체력 안배)가 잘되어야 종료 때까지 안정적으로 종주 관리를 할 수 있다.
호흡 관리는 자동차의 RPM 관리와 같다. 이것은 엔진의 회전수이다. 자동차는 RPM이 높아지면 속도를 줄이고, 떨어지면 속도를 올려 주행한다. 그래야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안정적인 주행이 된다. 엔진의 회전수는 심장의 박동수(호흡)와 같다. 같은 개념으로 관리를 하면 된다.
호흡은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힘든 구간이므로 많은 산소가 필요해진다. 나는 코로 하지 않고 입으로 호흡한다. 조금이라도 많은 산소를 받아들이기 위해서이다. 과학적인 자료는 없지만 내 경험으로는 이것이 좀 더 편안했다. 올라갈 때는 하체의 힘, 허리의 힘, 호흡 이 세 가지 요소가 갖추어져야 등반력이 강해진다.
*관련 세부내용은 ‘올라가는 기술’ 참조
3. 내려올 때는 보폭관리가 되어야 한다.
내려오는 구간은 중력과 같은 방향이므로 힘의 소모가 적다. 그래서 호흡(심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호흡은 힘이 많이 드는 구간에서 관리가 필요한 사항이다. 반면에 속도가 가속되는 구간이다. 그리고 경사진 면을 내려오므로 앞발에 걸리는 하중이 자기 체중의 몇 배가 걸린다. 그래서 속도제어와 앞발에 걸리는 체중을 제어하지 못하면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발목, 무릎 등에 힘이 집중되어 골절, 인대 파괴 등의 부상 우려도 높아진다.
과속에 따른 속도제어와 앞발에 걸리는 하중제어가 필요한 구간이다. 이것은 보폭으로 제어할 수가 있다. 속도가 높아지거나 앞발에 걸리는 하중이 강해지면 보폭을 줄이면 된다. 간단하게 말하면 경사가 급하면 보폭을 줄이고, 경사가 완만해지면 평상시 보폭으로 늘려가면서 주행을 하면 된다. 이것(보폭 관리)이 자유롭게 되어야 한다. 그래야 보다 빠르게, 보다 안전하게 하산할 수 있다.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는 곳은 지그재그로 뛰면서 보폭관리를 같이 해주면 더 효율적이다.
*관련 세부내용은 ‘내려오는 기술 (1), (2)’ 참조
4. 하체의 근력은 내려올 때를 기준으로 강화시킨다.
등산은 하체의 근력이 많이 필요한 운동이다. 평지를 달리는 것보다 더 강한 근력이 필요하다. 오를 때에는 평균 근력이 좋아야 하지만, 내려올 때는 순간 하중에 견디는 힘(근력)이 좋아야 한다. 내려올 때는 앞발에 자기 체중의 몇 배가 걸리기 때문이다. 이를 이길 수 있도록 하체 근력을 강하시켜야 한다. 산악 종주는 평균적으로 강한 하체의 근력이 필요하며, 특히 하산 시에는 앞발에 걸리는 하중까지 버틸 수 있도록 더 강화를 시켜야 한다.
5. 구간을 구분하여 시간 관리를 하여야 한다.
산악 종주(마라톤)는 자신이 목표한 시간 내로 들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그래서 시간 관리가 필수적이다. 시간 관리는 종주 구간을 적정하게 나누어 관리를 한다. 일반적으로 오르는 구간과 내려오는 구간으로 구분하여 관리를 한다. 그리고 긴 구간은 오르는 구간, 능선 구간, 내려오는 구간으로 구분하여 관리한다. 그래야 앞 구간에서 속도가 떨어지면, 다음 구간에서 어떻게 주행 관리를 할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르는 속도, 내려오는 속도를 계측하여 알아두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적정하게 관리를 할 수가 있어야 내가 목표한 것을 달성할 수가 있다.
*나는 사당역 관음사에서 관악산 연주대까지 1시간30분을 목표로 도전했다. 오르는 구간을 50분, 내려오는 구간을 40분으로 정하고 시간 관리를 했다. 나는 오를 때보다, 내려오는 속도가 30%정도 빠르다(미리 확인이 되어야 함). 정상까지 55분이 걸렸다. 그래서 내려올 때에 좀 빠르게 뛰면 목표달성에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조금 빠르게 뛰어서 내려왔고, 최종 1시간27분이 걸렸다.
6. 기초체력과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산악 종주(마라톤)는 평지보다 험한 지형이므로 더 강한 체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바른 주행에 필요한 허리의 힘과 강한 하체와 심장(호흡)이 필요하다. 체력이 떨어지면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힘들고 바른 걸음을 할 수가 없다. 그러면 약한 다리에 하중이 집중되어 골절상이나 인대파열 등의 사고우려가 높아진다. 하산 시에 사고가 집중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또한 아무리 체력이 좋다고 해도 먼 거리일 때에는 체력이 소진되어 한계에 이르게 된다. 이때에는 정신력으로 이겨야 한다.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관련 세부내용은 ‘장거리 등반에 필요한 요건들’ 참조
7. 산에서는 방해물을 피해 자연스럽게 뛸 수 있어야 한다.
산에는 많은 지장물이 있다. 돌과 나무뿌리 등이 앞을 막는다. 이러한 방해물에 속도를 줄이지 않고 자유롭게 피하면서 물 흐르듯이 뛸 수 있어야 한다. 안정적으로 호흡관리가 되고 지장물에 흐름이 끊기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면서 몸이 알아서 피하고, 발이 리듬을 타며 밟아야 한다. 이런 경지가 되면 고수이다. 올라 갈 때 호흡 관리가 안 되고, 뛸 때(능선 포함) 속도 및 앞 발에 걸리는 하중 제어가 안 되어 흐름이 끊기면 숙달이 부족한 것이다. 체력이 갖추어져도 방해물을 피해 자연스럽게 뛰는데 숙달이 되지 않으면 고수가 아니다.
8. 기타사항
산악종주(마라톤)를 하면 피할 수 없는 것이 계단 오르기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단을 어렵게 생각한다. 고수는 남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잘해야 한다. 일반 등산로와 계단의 차이를 알아야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일반 등산로는 힘이 들면 보폭을 조정하여 걸을 수 있다. 그러나 계단은 보폭을 조정할 수 없다. 근력이 약하면 보폭을 조종하여 걸어야 편한데, 이렇게 못하니 힘이 드는 것이다. 대신 계단은 일정한 간격으로 구성이 되어 있어 보폭(주행)관리가 필요 없다. 계단을 오르는데 필요한 기초 근력이 갖춰지면 오히려 더 편해질 수 있다. 나는 계단이 편하다. 계단 오르는데 필요한 기초 근력을 키웠다. 종주훈련 때 계단 오르기 연습을 꼭 했다. 그러니 오히려 계단을 만나면 더 편안해졌다.
*산악 종주(마라톤) 훈련 때 마라톤, 급경사 오르내리기, 계단 오르내리기 3가지를 중점적으로 훈련하였다.
산악종주(마라톤)를 잘하기 위해서는 우선 바른 자세로 걸음을 하여야 한다. 이것이 기초이다. 그리고 산악종주는 힘든 등반이다. 힘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호흡을 잘 운용하여 이것을 관리해야 한다. 내려올 때에는 지형상태 및 체력저하 등으로 사고 위험이 높아진다. 이것을 보폭으로 조정하여 잘 관리해야 한다. 기타 강한 체력 및 정신력, 시간관리도 반드시 필요하다. 산악종주(마라톤)에서는 안정적으로 호흡관리가 되고 지장물에 흐름이 끊기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면서 몸이 알아서 피하고, 발이 리듬을 타며 밟아야 한다. 이런 경지가 되면 고수이다. 일을 할 때 전체를 이해하고 핵심을 파악하여 숙달하면 방향을 잃지 않고 속도가 빨라진다.
☞주요 종주(마라톤) 기록
⦁나는 서울의 산(관악산, 수락산, 북한산 백운대)을 1시간에 오르기를 도전하여 달성하였다.
⦁설악산 종주(오색-대천봉-소공원) : 공단 제시 소요시간 10시간40분/기록 3시간 27분
⦁북한산 북한산성 종주(산성탐방센타-백운대-문수봉-의상봉-산성탑방센타) : 약 8시간/기록 2시간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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