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이야기/일의 기술

핵심을 아는 것(2)

푸른바위 2022. 4. 9. 08:35

 

암벽의 난이도를 손가락 턱걸이로 설명해 놓은 것이 있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 5-12 : 극도로 어렵다.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불가능한 상태

⦁  열 손가락의 두 마디만 이용해 턱걸이를 하는 수준(두 손가락 턱걸이)

☞ 5-13 : 극도로 어려우며, 과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거의 직업적으로 암벽등반을 해야 한다

⦁ 열 손가락의 한 마디만 이용해 턱걸이를 하는 수준(한 손가락 턱걸이)

☞ 5-14 : 올라갈 수 없는 불가능한 상태로 보인다. 매일 직업적으로 해야 하며, 체중조절과 과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 열 손가락 중 한 손가락의 한마디만 사용해 턱걸이를 하는 수준(한 손의 끝마디 턱걸이)

 

나는 작년에 암벽등반을 새로 시작했다. 예전에는 능선릿지를 주로 했다. 그러다 공백기를 갖고 작년에 불암산 정상부 바위를 목표로 훈련을 하면서 정식적으로 암벽을 시작했다. 3개월 훈련을 마치고 등반에 성공했다(암벽화를 신고 처음으로 도전함). 이를 토대로 인수봉 고독길을 프리솔로로 등반하기도 했다. 그리고 테스트 삼아 도봉산 냉골릿지를 하게 되었는데 몇 군데에서 어려움을 꺾었다. 그래서 암벽 실력을 향상시키기로 했다.

 

무엇을 보강할까 고민하고 있던 중에, 암벽의 난이도를 손가락 턱걸이로 설명해 놓은 자료를 유튜브를 통해 보게 되었다. 이것을 보고 나는 암벽의 실력을 높이기 위하여는 근력보강이 우선이라 생각했다. 암벽의 난이도를 손가락 턱걸이로 설명했다는 것은, 근력이 암벽실력을 측정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이며, 이것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암벽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는 기술보다 근력을 보강하기로 했다.

 

그리고 작년 겨울 헬스장에서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3개월의 훈련기간을 정해놓고, 한 손가락 턱걸이 까지 완성하는 것을 목포로 했다. 운동결과 목포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두 손가락 턱걸이와 한 손가락의 근력을 50kg(약 65kg까지 완비되어야 턱걸이 가능:내 몸무게 기준)까지 당길 수 있게 근력을 보강했다. 그리고 실전훈련을 약 10일간 하고, 3월에 테스트를 해 보았다. 난이도 5-12를 단번에 올랐다. 그리고 난이도 5-13을 약 30분 정도 연습 후에 올랐다. 암벽의 난이도를 손가락 턱걸이로 해석한 것은 사실과 다르지 않았다.

 

나는 암벽 실력(근력과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하여는 근력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암벽실력의 중요한 부분을 근력과 기술이라 보면 그 비중을 6:4정도로 본다. 그 만큼 근력의 비중이 높은 운동이다. 만약 내가 실내암장에서 기술위주로 운동을 했다면 가능했을까... 아마 불가능했을 것이다. 3개월 만에 암벽실력을 5-12에서 5-13까지 1단계 상승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5-13은 직업적으로 해야만 달성 가능한 단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