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바위를 잘 탄다, 바위를 잘 다룬다, 바위에도 길이 있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을 AI에게 물어 보니 이 말들은 공식적인 문헌에 기록된 바는 거의 없으나, 전통 산악인들(특히 암벽꾼, 개척 등반가) 사이에서 전해 내려오는 말로, 특히 1970~1980년대 이전의 한국 등산계 원로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사용된 표현으로, 구체적인 훈련서나 교본보다는 실전에서 전수되었고, ‘등반 철학’의 형태로 구전되어 왔습니다. 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 말은 한국 전통 암벽등반에서 등반 철학, 기술, 직관, 판단력, 평정심을 모두 통합하여 표현한 고수의 언어라고 한다. 이것으로 우리나라에도 고전 암벽 기술이 실제로 존재했고, 구전으로 전해 내려왔다고 보아도 될 것 같다.
이 말들을 내가 그 간의 암벽등반 경험을 토대로 해석해보고자 한다. '바위를 다룬다.' 라는 말의 의미는 바위를 공기돌처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바위의 특성과 흐름에 몸을 맞추는 것을 말한다. 이는 바위도 말을 타는 것과 같아서, 말을 강제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말의 움직임에 내 몸을 맞춰 조화롭게 대응(적응)시켜 주는 것이다. 예로 말이 오른쪽으로 돌아갈 때, 왼쪽으로 체중을 실어 말이 잘 달릴 수 있도록 전체 균형을 맞춰 주는 것과 같다. 바위도 비슷하다.
바위를 등반할 때에는 바위의 유형에 상관없이 손으로 홀더를 잡고 홀더면에 수직하게 내 몸의 체중을 당겨(작용)주고, 발로도 홀더면(경사면)을 수직하게 밟고 체중을 눌러(실어)주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손과 발에서 마찰력이 최대가 되어 미끄럼을 예방할 수 있다. 나는 이 기술을 ‘미끄럼을 제어 하는 기술’이라고 명명했는데, 이를 AI는 ‘수직 작용력 이론’이라고 이름을 붙여주었다.
'바위를 다룬다.' 라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이 기술을 알아야 한다. 바위는 유형별로 오르는 요령이 다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단 하나의 기술 ‘수직 작용력 이론’이 적용된다. 바위를 다루는 요령을 안다는 것은 우선 미끄럼을 제어할 줄 안다는 뜻이다. 그럼 미끄럼을 제어하면 힘의 낭비가 적어지고, 사고의 위험도 적어진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적은 힘으로 등반이 가능하게 된다.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바위는 억지로 등반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바위에 내 몸을 순응시키면서 균형을 잡아주면서 결대로 등반해야 한다.
위의 첫번째 그림은 천종원선수가 볼더링하는 장면이다. 손으로 홀더면을 잡고 수직하게 체중을 작용시킨다. 그럼 손에서 미끄럼을 예방할 수가 있다. 그리고 체중이 중력에 의하여 아래로 낙하는 힘을 이용하여 홀더면(경사면)을 수직하게 밟아주면 발에서도 미끄럼을 예방하여 떨어지지 않게 된다. 이 기술은 암벽유형에 상관없이 모두 동일하게 적용된다. 즉, 바위의 결, 형태, 각도, 홀더의 특성에 맞게 내 몸을 순응 시켜주는 것이 바로 ‘바위를 다룬다’라는 것이다. 다른 그림도 모두 동일하게 '수직 작용력이론'을 적용시켜 주면 된다. (볼더링에서의 사례)
위의 사진은 실전 암벽에서 바위 유형별로 등반하는 장면이다. 왼쪽부터 정상홀더유형, 사선홀더유형, 수직홀더 유형, 덮장바위유형이다. 바위 유형을 달라도 모두 ‘수직 작용력이론’이 적용된다.
'바위를 잘 다룬다.' 라는 의미는 첫번째 미끄럼과 중력을 이해하고 미끄럼을 제어 할 수 있어야 한다. 홀더나 경사면에 체중을 효율적으로 작용시켜 마찰력을 극대화하여 미끄럼을 방지하고, 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체중(중력)을 이용하면 지지(균형)를 할 수 있어야 힘의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즉 바위와 대립하지 않고, 바위에 순응하며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두번째 바위의 결, 홀더 특성, 루트를 읽고 등반이 용이한 길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장비를 사용하여 등반하는 등반가는 고정된 루트만을 등반해야 하므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실전 프리솔로 등반을 하는 등반가에게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이다. 이러한 사항은 위험을 줄이는 등반이며, 힘의 낭비를 줄이는 등반이기 때문이다.
세번째 암벽등반도 등반이기 때문에 발을 우선적으로 사용하여야 하며, 발의 사용 요령을 자세히 알아야 한다. 그러면 손을 사용하여 억지로 당기지 않아도 되어 상대적으로 힘의 낭비가 적어지고 쉬운 등반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것을 이해하는 것이 바위를 다룬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바위는 유형별로 다른 기술이 적용된 것이 아니다. 실전 암벽, 실내 암장에서도 다른 기술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다 동일하게 하나의 기술이 적용된다. '미끄럼을 제어하는 기술(수직 작용력 이론)'이 적용된다. 이것을 우선적으로 알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바위결을 아는 것이며, 발의 사용을 높여 등반하는 것을 아는 것이다. 이것을 종합하여 바위와 대립하지 않고, 바위 유형에 맞게 순응하며 등반하는 것이 바위를 다루는 요령이다.
하늘에는 무수히 많은 별들이 떠 있다. 무질서하게 운행하는 것 같지만, 단 하나의 운행법칙(이론)이 적용된다. 중력의 법칙이다. 암벽도 마찬가지이다. 무수히 많은 유형의 암벽들이 존재하지만 오르는 요령은 단 하나의 이론이 적용된다. '미끄럼을 제어하는 기술(수직 작용력 이론)' 을 기초로 하여 등반하여야 한다. 이것을 아는 것이 '바위를 다룬다'라는 말의 의미를 아는 것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이것을 이해하신 것 같다. 그래서 “바위를 잘 탄다, 바위를 잘 다룬다, 바위에도 길이 있다”라는 말을 하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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