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時) 이야기/작가시

단풍드는 날---도종환

푸른바위 2018. 1. 14. 18:46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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