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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人權), 인간다운 삶의 근본 권리

푸른바위 2025. 9. 11. 09:27

인권은 사람이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누구나 가지는 보편적 권리다. 인권은 국가나 제도가 ‘주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 태어났기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최소한의 권리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기 위한 토대이며, 사람답게 살아가는 삶의 조건이 된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면 인권은 늘 위협받아 왔다. 부당한 권력 행사, 제도적 차별, 사회적 소외는 개인의 인권을 끊임없이 침해해 왔다. 고문, 불법 체포, 언론 자유의 억압은 자유권을 무너뜨렸고, 성별·신분·재산에 따른 차별은 평등권을 훼손하였다. 또한 교육받을 권리, 안전하게 살 권리를 막는 제도적 무책임은 사회권의 침해로 이어졌다. 인권의 침해는 단순히 개인의 불행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사회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결국 국가의 정당성까지 약화시킨다.

 

우리 현대사의 사례들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부림사건(1981년)은 학생과 지식인들이 단지 책을 읽고 토론했다는 이유만으로 ‘용공세력’으로 몰려 혹독한 고문과 불법 구금에 시달린 사건이다. 이는 표현의 자유와 신체의 자유를 정면으로 짓밟은 대표적 인권 침해였다. 이 사건은 영화 '변호인'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또한 인혁당 사건(1974년)은 조작된 증거와 불공정한 재판을 통해 무고한 이들이 사형을 당한 비극으로, 사법부가 국가 권력의 도구로 전락할 때 인권이 얼마나 무참히 파괴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 두 사건은 국가가 인권을 보호하기는커녕 직접적으로 침해한 뼈아픈 역사적 교훈이다.

 

시인 천상병의 삶도 우리에게 깊은 질문을 던진다. ‘동백림 사건’으로 간첩으로 몰려 혹독한 고문을 당했던 그는, 몸과 마음이 산산이 부서졌다. 그의 시 「귀천」은 겉으로 보면 죽음과 삶에 대한 시이지만,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강조하는 시로 모든 인간은 삶과 죽음에서 본질적으로 평등하며, 어떤 권리나 존엄도 타인이나 국가가 빼앗을 수 없다는 인권적 의미를 내포한다. 「귀천」 이라는 시를 통해 비록 사회가 그의 인권을 지켜주지 못했지만, 그는 끝까지 인간다운 존엄을 잃지 않았다. 그것은 감동적이지만, 동시에 우리 모두가 져야 할 책임을 일깨운다.

귀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헌법 제10조는 국가의 의무를 분명히 하고 있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이는 국가가 인권을 존중하고, 타인의 침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며, 국민이 실제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부림사건과 인혁당 사건처럼 국가 스스로가 인권을 침해한 사례는 헌법의 정신을 철저히 배반한 것이다.

 

이처럼 인권은 쉽게 흔들릴 수 있지만, 동시에 그 어떤 가치보다 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경제 발전, 국가 안보, 사회 질서라는 명분으로도 인권이 억압되어서는 안 된다. 인권은 인간의 존엄을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이며, 이를 훼손하는 순간 사회는 불평등과 억압으로 기울어진다따라서 우리는 분명히 말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인권은 보호되어야 한다. 그것이 인간다운 사회를 지탱하는 기초이며, 민주주의와 자유의 진정한 의미이기 때문이다.